붉은 돼지의 개요
"붉은 돼지"는 미야자와 겐지의 소설을 원작으로 히라타 도시오가 감독한 2018년 애니메이션 영화입니다. 이 영화는 일본어로 "붉은 돼지" 또는 "아카게노 안네"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20세기 초 일본 시골을 배경으로 한 성장 이야기입니다.
국가도 법도 모르는 자유로운 낭만주의 현상금 사냥꾼 비행사, 포르코의 이야기를 다루는 스튜디오 지브리의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 감독은 미야자키 하야오가 맡았고 음악은 히사이시 조가 담당했다. 배급사는 토호(東宝)로, 1992년에 개봉되었다.
제목에 관하여 얘기해 보자면 제목에 적(赤)이 아니라 홍(紅くれない)이 쓰이는데, 같은 '붉다'는 뜻이지만 일본어에서는 약간 어감의 차이가 있다. 적(赤) 자는 빨간색이고, 홍(紅)은 흔히 핏빛으로 묘사되는 선홍색의 느낌이다.
영어판을 포함한 대다수의 해외판은 이탈리아어로 '빨간 돼지'라는 뜻인 Porco Rosso(포르코 로쏘)라는 제목을 사용하며, '붉은 돼지' (대한민국), '붉은 날개' (튀르키예), '붉은 파일럿' (폴란드), '붉은 돼지' (중국, 대만), '하늘을 나는 붉은 돼지 협객' (홍콩, 마카오) 등 제목을 번역하거나 살짝 변형하여 수입한 국가도 있다.
10개 언어로 배경 설명이 나오는 프롤로그에서는 해당 표현이 영어로는 Crimson Pig, 한국어로는 '빨간 돼지'로 번역되었다.
붉은 돼지의 줄거리
이 영화는 비행정 시대에 지중해를 무대로 하여 명예와 여인과 돈을 걸고 하늘의 해적과 싸워 빨간 돼지(원문)라 일컬어진 한 마리의 돼지의 이야기다.
일단 시대적 배경은 세계 대공황이 시작된 1929년전간기 파시스트 치하의 이탈리아. 제1차 세계대전 승전국이었던 이탈리아 왕국이지만 국민들로부터는 '영광 없는 승리'로 불릴 정도로 경제는 불안정했다. 그리고 이미 이탈리아는 1922년 로마 진군 이래 무솔리니가 이끄는 파시스트당의 독재하에 있었다.
전직 군인이자 파일럿인 주인공 '포르코 롯소'는 뛰어난 항공기 조종술의 소유자이지만, 제1차 세계 대전에서 전우들을 잃고 파시즘에 미쳐버린 조국에 실망하여 자신만의 비행기를 몰고 지중해 어딘가에 은거하며 공적들과 싸우는 현상금 사냥을 업으로 삼고 있다.
연일 포르코에게 참패하던 공적연합은 포르코를 잡기 위해 미국의 비행정 조종사 도널드 커티스를 용병으로 고용한다. 소꿉친구인 지나가 경영하는 호텔 아드리아노로 찾아간 포르코는 커티스와 처음 만나고, 지나에게 반한 커티스는 그 자리에서 청혼을 하지만, 지나는 그동안 세 번에 걸친 결혼 끝에 모두 사망한 비행사 남편들을 얘기해 주며 이 청혼을 거절한다.
공적연합과 커티스는 자신들의 존재감을 과시하기 위해 여객선을 습격하고, 라디오를 통해 포르코에게 '다음은 너다' 라며 선전포고 메시지를 날린다. 포르코는 도전을 받아들이는 대신, 상태가 좋지 않은 비행정을 정비하러 밀라노로 간다. 그러던 도중에 포르코를 찾고 있던 커티스와 마주치고, 교전 대신 이탈을 시도하던 포르코는 결국 엔진이 거의 고장 난 상태에서 기총에 엔진을 맞아 추락하고 만다. 커티스는 포르코가 죽었다고 생각하고 바다에 떨어진 포르코의 비행정의 붉은 외장 부품을 집어 들고는 포르코를 격추했다는 증거품으로 가져간다.
하지만 구사일생으로 기체는 크게 망가졌지만 간신히 목숨을 구한 포르코는 몸을 숨긴다. 이후 포르코는 자신이 격추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걱정하며 직접 자신을 찾으러 나서려던 지나에게 전화를 건다. 포르코를 걱정하면서도 화를 내는 지나는 포르코가 더 이상 위험한 일에 휘말리지 않길 바라지만 포르코는 "날지 않는 돼지는 그냥 돼지일 뿐이지"라고 대답하지만 자신의 마음을 몰라준 포르코에게 지나는 바보라며 전화를 끊고 만다.
크게 파손된 기체와 함께 밀라노에 도착해 단골인 피콜로 사에 수리를 의뢰한다. 피콜로의 세 아들들을 포함한 친척 남자들은 모두 돈을 벌러 미국으로 가서 사장의 17세 된 손녀 피오가 설계를 담당하고 일하는 직원들도 모두 피콜로 집안의 친척 여성들이었다.
한편, 포르코의 옛 전우이자 파시스트 이탈리아 공군 소령 페라린은 포르코를 찾아와 파시스트 정부의 감시를 받고 있음을 귀띔해 주고, 파시스트 이탈리아에서는 더 이상 현상금 사냥꾼으로 살아갈 수 없으니 아직 옛 전우들이 손쓸 수 있을 때 그만 인간으로 돌아와 공군으로 복귀하기를 권한다. 하지만 포르코는 "파시스트가 되느니 돼지로 사는 편이 나아" 라면서 미련없이 그 제안을 거절한다.
시간이 지나 비행정의 수리 및 개조가 완료되고 시험 비행만이 남았지만, 포르코는 비밀경찰이 자신을 체포하기 위해 피오를 미행한다는 점을 파악하고 시험 비행 없이 바로 비행정을 타고 떠나기로 한다. 그리고 자신이 설계한 기체를 책임지고 싶다는 피오의 고집으로 피오까지 동승한 상황에서 포르코는 아슬아슬하게 비좁은 수로에서 비행정을 이륙시키는 신기에 가까운 조종실력을 발휘한다. 곧 이탈리아 공군의 추격을 받지만 몰래 따라온 페라린 소령의 도움으로 둘은 무사히 포위망을 돌파한다.
한편 자신의 호텔 정원에서 책을 읽고있던 지나에게 몰래 다가간 커티스는 지나에게 한 통의 편지를 보여주는데, 바로 할리우드에서 온 편지였다. 커티스가 쓴 시나리오와 커티스의 영화 출연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해 보겠다는 것. 커티스는 할리우드 대스타, 그리고 대통령까지 되겠다는 큰 포부를 밝힌 뒤 지나에게 영부인이 되게 해 주겠다며 떠나자고 다시 한번 청혼한다. 하지만 지나는 커티스의 말을 듣자마자 크게 웃으면서 당신은 순수해서 마음에 들지만 자신은 내기를 하고 있기 때문에 이곳을 떠날 수 없다고 한다. '그 사람'이 해가 떠 있을 때 이곳에 찾아온다면 그를 사랑할 것이라는 내기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 때, 호텔 위로 붉은색의 비행정 1기가 날아온다. 바로 포르코와 피오의 비행정이었다. 지나가 서둘러 비행정을 보러 밖으로 달려 나가자, 포르코는 곡예를 몇 바퀴 돈 뒤 다시 날아가버리고, 지나는 그 모습을 보며 어릴 적 포르코와 처음으로 비행정을 함께 탔을 때를 회상하며 '또 내기에서 졌다'며 아쉬워한다. 그러자 커티스는 설마 '그 사람'이 저 돼지였냐며 크게 놀라지만, 지나는 그럼 안 되는 거냐며 커티스를 꼬마라고 비웃은 뒤 가 버린다.
한편 아지트로 날아가는 도중 피오는 어릴적 할아버지에게 지나에 대해 들었다며, 포르코와 지나의 관계를 꼬치꼬치 캐물으려 한다. 하지만 포르코는 대답을 피하며 연료를 넣으러 급히 마을로 내려가버린다. 비행정에 연료를 넣는 동안 포르코는 술집 주인과 동네 노인들과 잠시 대화를 하는데, 술집 주인은 정부의 정책 때문에 국가에서 공적과 은밀히 손을 잡으려 해서 조만간 포르코와 같은 현상금 사냥꾼들이 설 자리가 없어질 것이라는 상황을 말해준다. 그러자 동네 노인들은 포르코에게 자네 실력이라면 용병으로 뛰어도 좋을 것이라는 말도 해주지만 포르코는 어느 쪽도 개의치 않아 하며 떠난다.
이후 아지트로 돌아온 포르코와 피오. 그런데 그 때, 그곳에서 매복하고 있던 공적 연합 패거리들에게 습격당하여, 붙잡히는 불상사가 일어난다. 하지만 피오가 나서서 그들을 설득하여 비행정을 파괴당하는 것은 면하고 포르코가 커티스와 정식으로 재결투를 하는 것을 조건으로 풀려난다. 이번에는 피오의 당당함에 반해버린 커티스가 또 한 번 청혼을 하고, 피오는 포르코가 이기면 비행기 수리 대금을 커티스에게 청구한다는 조건 하에 이를 승낙한다.
처음엔 무모한 짓이라며 화를 내는 포르코였지만 자신도 무서워서 막 질러댄 것이라고 고백하며 몸을 떠는 피오를 보자 화를 풀고 그래도 덕분에 비행정을 지킬 수 있었다며 감사하는 대인배적인 면모를 보여준다. 피오는 긴장을 풀기 위해 수영하러 바다에 들어간 뒤 포르코에게 커티스에게 수리 대금을 더 물렸어야 했다며 아쉽다고 외치고, 포르코는 과연 그렇다며 크게 웃는다.
그날 밤, 포르코가 탄약을 정비하는 동안 잠을 자던 피오는 잠에서 깬다. 그런데 그 때 피오가 본 포르코의 모습은 인간 마르코 파고트였고, 놀란 피오는 나지막이 포르코를 부른다. 하지만 피오를 돌아본 포르코는 다시 돼지가 되어 있었고, 잠에서 깬 피오는 포르코에게 잠들 수 있게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한다.
포르코는 과거 1차 대전 시절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전쟁이 막바지였을 무렵, 당시 포르코와 친구 베를리니의 공군 부대는 정찰을 나갔다가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 공군과 마주쳐 전투를 벌인다. 계속되는 전투 끝에 아군과 적군이 뒤엉켜 하나둘씩 격추되고, 포르코 혼자만이 남은 상황이 된다. 너무 지친 나머지 포르코는 비행정을 제대로 조종하지도 못하고 의식이 점점 흐려졌다.
그러던 어느 순간, 정신을 차린 포르코는 자신과 비행정이 구름으로 이루어진 평야에 올라와 있다는 것을 깨닫고, 마치 은하수와 같은 하늘 위의 비행기들로 이루어진 커다란 대열을 목격한다. 그리고 포르코의 옆으로, 죽은 줄만 알았던 친구 베를리니와 아군인 이탈리아군 비행기들, 오스트리아-헝가리군, 독일군, 영국군, 프랑스군 등 1차 대전에 참전한 국가들의 비행정, 비행기들이 천천히 올라온다. 즉 하늘 위의 비행기들의 대열은 죽은 파일럿들의 영혼들의 집합인 것이었다.
그리고 베를리니를 포함한 아군기와 적기들은 결국 하늘 위의 비행기 대열 위로 올라가버린다. 포르코는 베를리니에게 지나를 두고 떠날 거냐며, 차라리 자신이 가겠다고 외치며 자신의 비행정을 조종하려 하지만 비행정은 말을 듣지 않고 다시 구름 아래로 내려가기 시작한다. 그리고 이후 포르코가 정신을 차려보니 수면 위를 혼자서 아슬아슬하게 날고 있었다고 한다.
이야기를 들은 피오가 '하느님이 돌려보내주신 거군요'라고 말하자, 포르코는 '좋은 놈들은 다 죽는 거다'라고 말하며 자신이 좋은 놈이 아니기에 살아남은 거라는 투의 말을 한다. ('게다가 거긴 지옥일지도 몰라'라는 대사는, '좋은 놈'이었지만, 그러나 '전쟁'의 소용돌이에 원치 않게 휘말렸다는 이유로 천국이 아닌 지옥에 갔을지 모른다고 말하는 포르코의 전쟁에 대한 그의 냉소와 무기력을 드러내준다.) 하지만 피오는 포르코 역시 좋은 사람이라며 포르코에게 키스를 해 주고 재빨리 자러 가버린다. 키스를 받은 포르코는 얼굴이 빨개지고 다음 날이 온다.
그리고 다음 날, 마침내 포르코와 커티스는 공적들의 주관 하에 지중해의 어느 무인도에서 다시 한번 맞붙는다. 이 대결에는 수많은 인파가 몰려들어 마치 축제 분위기를 이룬다. 포르코와 커티스는 전설로 남을만한 명승부를 펼치지만 커티스는 총알이 떨어지고 포르코는 기관총이 고장 나 좀처럼 승부가 나지 않는다. 결국 비행기에서 내린 포르코와 커티스는 권총을 쏘고 비행기 안의 온갖 물건을 서로에게 집어던지는 촌극을 벌이다 결국 땅으로 내려와 주먹다짐까지 벌인다.
만신창이가 된 둘의 싸움은 결국 포르코의 승리로 끝난다.그리고 페라린에게 연락을 받고 날아온 지나는 이탈리아 공군의 내습을 경고한다. 포르코는 지나에게 피오를 집으로 돌려보내 달라고 부탁하며, 다른 사람들이 도망칠 수 있도록 커티스와 함께 이탈리아 공군을 교란하는 미끼 역할을 자처한다. 피오는 포르코에게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하며 작별의 키스를 전하고, 둘을 떠나보낸 포르코와 커티스는 잠시 나란히 서서 몰려드는 이탈리아 공군의 비행기들을 바라보고, 포르코와 커티스는 잠시 협력해서 공군을 따돌리기로 한다. 그런데 그 와중에 포르코의 얼굴을 힐끔 바라본 커티스가 매우 놀라며 그의 얼굴을 보려고 허둥지둥하며 따라온다. 하지만 화면은 비행정으로 뛰어가는 포르코의 뒷모습만을 비춘다.
세월이 흘러 피오와 지나는 절친한 친구가 되었고, 그 이후로 피오는 오랫동안 포르코를 만나지 못한다. 맘마유토단을 포함한 공적연합들은 일선에서 은퇴해 안락한 노후를 보내고 있으며, 커티스는 정말로 할리우드에서 일류 배우가 되어 여전히 피오에게 안부를 전하고 있다.
그리고 에필로그의 마지막 시퀀스에서 대낮의 호텔 아드리아노의 전경 속에 보이는 붉은 비행기와 지나가 매일 같이 앉아있던 정원의 정자에 그녀가 없는 것을 보아, 포르코가 낮에 찾아오길 기다리던 지나의 내기는 결국 지나가 이긴 것으로 추정된다.
"수많은 전쟁이 있었지만"이라는 작중 피오의 내레이션으로 봤을때 아마 마지막 장면은 제2차 세계 대전이 끝난 뒤로 보인다. 호텔 아드리아노를 찾아온 피오의 비행정은 제트엔진을 달고 있고, 피토관과 앞전플랩등 현대적인 비행기의 요소가 많이 있었다. 한국 전쟁까지 끝나고 본격적인 제트기의 시대가 열린 것은 1950년대 이후... 그렇다면 포르코와 지나는 60대, 피오는 40대 정도가 된다.
붉은 돼지의 평가
여느 작품보다 미야자키 하야오 본인의 개인적인 취향이 많이 반영된 작품. 미야자키가 평소 좋아하는 비행기와 유럽을 원 없이 그려 넣은 작품으로 대중성을 크게 고려하지 않았다.
모노노케 히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등 심오한 주제를 담고있는 다른 작품에 비해 메시지의 심각성은 덜한 편이다. 물론 파시즘에 반대하는 메시지도 담고 있기는 하지만 작품 분위기는 경쾌하며 작품의 메인이벤트와도 거리가 멀다. 비슷한 경위로 만든 루팡 3세 죽음의 날개 앨버트로스와 유사한 점이 많다.
생가가 항공기 산업과 관련이 있었기 때문에 어릴 적부터 하늘을 나는 것을 동경하고 있던 미야자키 하야오가 자신의 꿈을 담은 작품이다. 미야자키 본인이 직접 밝히길 지쳐서 뇌세포가 두부가 된 중년 남자를 위한 만화영화로 만들고 싶다고 한 적이 있다. 미야자키 하야오는 붉은 돼지 제작 완료 후 “위장색이란 게 있잖습니까. 이걸 가까이서 보면 색이 제각각 나뉘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멀리서 보면 한 가지 색으로 보이죠. 지금 그런 느낌입니다.”라는 발언을 남겼다. 이는 라퓨타, 나우시카, 또 감독이 되기 이전의 미래소년 코난 등이 각각 다른 시대상과 스토리를 담은 작품처럼 보이지만 실은 일관되게 반전, 평화, 반파시즘을 그려내고 있는 것처럼 자신의 작품에 담긴 일관된 주제의식을 은유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하필 붉은 돼지 직후에 이런 발언을 한 이유는, 위 열거한 정치색이 짙은 작품들 중 유일하게 붉은 돼지가 현실의 지역과 기술척도를 반영한 것이기 때문으로 유추된다. 즉 ‘붉은 돼지라는 작품은 이전 작품에 비해 유난히 튀지만, 실은 다 같은 주제의식을 담은 작품들이다’ 정도로 해석이 가능하다.
지브리의 작품 중에서 비교적 여성층과 아동층을 고려하지 않고 남자들의 코드에 맞춰 만든 다소 매니악한 작품. 때문에 이런 부분을 좋아하지 않는 관객층에게는 크게 어필하지 못했다. 미야자키 감독의 작품이라고 아이들에게 보여주었다간 아이들에게 코드가 하나도 안 맞아 훌륭한 수면제 취급을 받을 수 있다. 한국에서의 인지도 역시 토토로나 기타 지브리 작품에 비하면 상당히 낮은 편. 한국에서는 2003년에서야 뒤늦게 개봉하여 볼 사람은 오래전에 이미 다 봤기에 전국 총 관객 37,960명이 관람했다.
그럼에도 서구권이 작중 배경이고(이탈리아와 지중해) 아시아 문화권의 코드가 적은 편이라 서양 관객들이 비교적 친근하게 봤기 때문에, 지브리 애니메이션 중에서는 서양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편이다.
또한 지중해 바다를 수려하게 묘사한 영상미를 비롯해 주인공과 주변 인물들의 미묘한 갈등과 매력적인 이야기, 미워할 수 없는 악역들, 여운이 남는 엔딩 등 미야자키 하야오 애니메이션의 전통적인 요소를 빠짐없이 잘 섞어낸 수작이다. 실제로도 지브리 팬들 중에서 상당수가 '붉은 돼지'를 지브리 최고의 작품이라고 서슴없이 평하는 사람도 많다. 물론 취향을 타는 작품이라 사람 나름이겠지만 지브리 작품 중에서도 완성도가 높은 작품이라는 것에 대해 별다른 이견은 없는 편이다.
당시의 낭만적인 비행문화와 당시 항공기 기술자들의 열정과 장인정신, 그리고 비행기에 대한 작가의 애착을 엿볼 수 있다. 미야자키 하야오가 항공기를 좋아한다는 사실은 이미 주지의 사실. 제1차 세계 대전 당시 붉은 남작이 모티브로 생각되는 주인공의 붉은 기체와 그 당시부터 전해지는 파일럿의 로망 등이 잘 버무려져 있다.
특히 주인공인 포르코에 대한 묘사가 뛰어나다. 친구와 사람들을 좋아하고 조국을 사랑하던 참군인이 전쟁이라는 끔찍한 경험을 하고 사랑하던 조국이 점점 광기에 물들자 이에 실망해 저주를 걸고 소수의 사람만을 만나며 인간불신을 겪는 과정에서 소중한 사람들을 만나며 잃어버린 인간성을 되찾는 장면을 훌륭하게 묘사했다. 그래서 포르코의 경우 역대 지브리 시리즈의 주인공중 가장 인간적이고 입체적인 모습을 많이 가지고 있어 팬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안노 히데아키는 이 작품이 별로라고 한다. 이유는 미야자키와 친해서 미야자키를 잘 알고 있는데 아무리 봐도 포르코가 미야자키 하야오 본인 같이 보여서라고 한다.안노는 "영화로서는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하지만, 미야자키 씨 개인에 대해서 알고 있으니까 필름 너머에 폼 잡고 있는 미야자키 씨가 노골적으로 보여서 관객의 눈으로 볼 수가 없다. 돼지라는 식으로 겸손을 떨면서 실제로는 새빨간 비행기에 올라타 담배를 피우며 여자 둘을 옆구리에 끼고 있잖아"라고 평했다. 반면 토미노 요시유키는 영화란 건 저렇게 감독 자신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는 반응을 보였다.